영화 [공조] 리뷰: 서로 다른 두 세계의 충돌, 그리고 우정
1. 개요현황
감독: 김성훈
개봉일: 2017년 1월 18일
출연: 현빈, 유해진, 김주혁, 장영남, 임윤아 외
장르: 액션,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5분
관객 수: 약 7.8백만 명
제작사: JK필름 배급: CJ ENM
2. 줄거리
북한 특수정예부대 형사 림철령(현빈)은 위조지폐 동판을 탈취하려는 내부 조직을 급습하는 작전 중, 동료들과 아내를 잃는 참혹한 배신을 겪는다. 배신자는 바로 같은 부대 출신이었던 차기성 (김주혁). 그는 동판을 손에 넣고 남한으로 도주, 위조지폐 조직을 꾸려 대규모 범죄를 준비한다. 북한은 동판 회수를 위해 전례 없는 결단을 내린다. 바로 남한에 공조수사를 요청한 것. 이 임무를 수행할 적임자는 복수심에 불타는 림철령. 그는 조직원들을 직접 쫓기 위해 서울로 향한다. 남한 정부는 북한의 속내를 경계하며, 철령의 감시를 위해 서울 광수대 형사 강진태-(유해진)를 투입한다. 진태는 정직 처분 중인 생계형 형사로, 유쾌하고 허술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정의감이 강하다. 그렇게 철령과 진태는 함께 수사를 시작하지만, 이들은 그야말로 물과 기름. 철령은 과묵하고 원칙주의자이며, 진태는 감정적이고 덜렁댄다. 그러나 차기성이 남한 내에서 위조지폐 제작과 유통을 본격화하며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자, 두 사람은 점차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된다. 초반엔 서로를 감시하고 견제하던 두 형사가 생명을 걸고 싸우며 신뢰를 쌓는 과정은 긴장과 감동을 동시에 자아낸다. 특히 철령이 진태 가족과 어울리며 보여주는 인간적인 면모는 그가 단순한 복수귀가 아니라, 책임을 지려는 사람임을 드러낸다. 영화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적이 아닌, 함께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철령과 진태의 공조는 단순한 수사 그 이상이다. "진정한 용기는 서로 다른 세계가 손을 맞잡는 순간에 태어난다."이들의 짧지만 강렬했던 3일간의 공조는 국경을 넘어선 신뢰와 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3. 출연진 활약상
현빈 (림철령 역)단연 압도적인 피지컬과 액션으로 극을 이끈다. 북한 엘리트 형사의 냉철함과 인간적인 아픔을 동시에 표현하며, 말수가 적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카리스마와 절제된 감정 연기가 특히 인상 깊다.
유해진 (강진태 역)영화의 진정한 중심. 현빈이 액션을 책임졌다면, 유해진은 공감과 웃음을 책임졌다. 능청스럽고 생활감 넘치는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철령과의 티키타카가 자연스러워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다.
김주혁 (차기성 역)지금은 고인이 된 김주혁의 악역 변신이 돋보인다. 차분하면서도 잔혹한 카리스마로 차기성을 소름 돋게 표현한다. 그의 서늘한 눈빛과 냉정한 표정은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핵심이었다.
임윤아 (박민영 역)유해진의 처제 역할로 등장하며 밝고 생기 있는 에너지를 더한다. 주요 사건에 깊이 관여하진 않지만, 철령과의 미묘한 기류를 통해 일상적인 재미와 감정의 이완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4. 흥행 이유
남북 공조라는 신선한 설정북한과 남한 형사가 함께 수사를 한다는 설정 자체가 흥미롭고, 현실 속 긴장된 관계를 유쾌하게 비튼 점이 관객의 흥미를 자극했다. 현빈과 유해진의 케미두 배우의 상반된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갈등과 협력이 유머와 감동을 동시에 자아냈다. 브로맨스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호흡이 훌륭했다. 짜임새 있는 액션과 감성의 조화단순한 액션영화가 아니라, 가족을 잃은 인물들의 아픔과 공조를 통해 쌓여가는 신뢰, 그리고 웃음이 어우러진 균형감 있는 서사 구조가 대중적인 사랑을 이끌어냈다. 김주혁의 악역 존재감정의롭고 인간적인 주인공들과 대비되는 냉혹한 빌런의 등장은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시켰다. 명절 시즌 개봉설 연휴 직전 개봉해 가족 단위 관객층에게 어필했다. 웃음과 액션이 결합된 가족형 오락영화로는 최적의 시기였다.
5. 평가와 여운
『공조』는 남북이라는 소재를 코미디와 액션 장르로 풀어낸 보기 드문 작품이다. 자칫 민감할 수 있는 소재를 진지하게 끌고 가지 않고, 오락적으로 풀어내며 관객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한 점이 주효했다. 특히 이 영화는 신뢰는 국경을 넘을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처음엔 서로를 경계하고 속고 속이던 두 주인공이 진짜 위기 앞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지켜주는 관계로 발전하는 모습은, 단순히 캐릭터의 성장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물론, 후반부로 갈수록 액션이 과잉되거나 개연성이 희박해지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오락 영화의 재미라는 틀 안에서 충분히 수용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영화는 2017년 상반기 최고 흥행작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며, 이후 2022년 속편 『공조2: 인터내셔날』의 제작으로도 이어졌다. 그만큼 관객들의 신뢰를 얻은 시리즈의 시작점이었다.
총평 - 현빈의 진중함, 유해진의 생활감, 김주혁의 냉혹함이 만들어낸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 웰메이드 오락 액션 영화. 공조라는 단어가 이토록 유쾌하고 따뜻하게 다가온 적이 있었던가. 웃고, 쫄고, 울다 보면 어느새 이 둘을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