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 “야귀를 베는 검, 피로 물든 조선의 밤 – 창궐 감상기”
🏯“좀비 사극의 한 획을 그은 창궐, 현빈의 검이 빛나다!”
1. 개요 요약
제목: 창궐
개봉일: 2018년 10월 25일
감독: 김성훈
출연: 현빈, 장동건, 조우진, 정만식, 이선빈, 조달환, 김의성
장르: 액션, 시대극, 좀비
러닝타임: 121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배급: NEW
영화 [창궐]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색 사극 좀비 액션물이다. 전통 사극의 틀에 ‘야귀(夜鬼)’라는 밤에만 활동하는 괴물, 일종의 좀비를 결합시켜 기존의 좀비물과는 다른 결을 만들어낸 작품이다. 특히 ‘부산행’의 글로벌 히트 이후, 한국형 좀비 장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서 도전적인 기획으로 탄생했다.
2. 관람 포인트
좀비+사극 장르의 결합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야귀’라는 좀비를 창의적으로 접목했다. 기와 지붕 위에서 펼쳐지는 액션, 한복 입은 왕자와 무관이 야귀를 베는 장면은 한국형 좀비물의 독창성을 보여준다.
현빈 vs 장동건의 투톱 대결
미남 배우 둘의 강렬한 연기 대결이 돋보인다. 현빈은 고뇌하는 왕자의 깊이를, 장동건은 탐욕적 야망가의 차가움을 탁월하게 연기했다.
압도적인 액션 시퀀스
야귀와의 대결에서 펼쳐지는 검술, 활, 폭약 등의 연출은 블록버스터급. 밤의 조선 궁궐을 배경으로 한 전투씬은 몰입감을 준다.
정치 비판의 이면 메시지
단순한 괴물 퇴치 영화가 아니라, 혼란을 틈타 권력을 노리는 인간의 본성과 무능한 왕권에 대한 은유가 담겨 있다.
3. 주요 등장인물
이청 (현빈)
조선의 왕자. 처음엔 조선과 백성에 무관심하지만 야귀와 맞서며 점차 변화하는 인물. 무술 실력이 뛰어나고 냉소적인 태도 속에 따뜻한 인간미가 있다.
김자준 (장동건)
병조판서이자 야귀 사태를 권력 장악의 기회로 삼는 야심가. 이청과는 정치적, 철학적, 무력적으로 정면 대립하는 인물.
박종사관 (조우진)
조선의 안위를 걱정하며 야귀를 토벌하려는 충직한 인물. 이청을 돕는 조력자로 등장한다.
덕희 (이선빈)
야귀 사태로 가족을 잃고 의병에 합류한 여성. 활솜씨가 뛰어나며 이청에게 인간적인 영향을 주는 캐릭터.
학수 (조달환)
덕희와 함께 다니는 의병. 유쾌하고 민첩한 분위기를 이끄는 감초 역할을 한다.
4. 줄거리 요약
조선 말기, 청나라에 인질로 나가 있던 조선의 왕자 ‘이청’은 형인 세자의 호출을 받고 오랜만에 귀국한다. 하지만 그가 도착한 조선은 이미 심상치 않은 기운에 휩싸여 있었다. 밤마다 사람들을 습격하는 괴생명체 ‘야귀’가 창궐하여 민심은 흉흉하고, 백성들은 공포에 떨며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었다. 이 야귀는 사람의 피를 빨아들이고, 물린 이는 곧 같은 괴물로 변하는 전염성을 지닌 존재로, 햇빛을 피하고 밤에만 활동한다는 특성을 지녔다.
조정은 야귀의 존재를 은폐하거나 무시하려 하고, 군사력조차 이들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그런데 이 혼란을 기회로 삼은 자가 있었으니, 바로 병조판서 김자준이다. 그는 야귀를 정치적 도구로 삼아 민심을 장악하고, 결국 왕권까지 뒤엎으려는 반역을 꾀한다.
한편, 조선에 별 관심 없이 살아오던 이청은 귀국 직후 야귀와 마주하며 극한의 공포를 경험하게 되고, 백성들이 처한 참혹한 현실과도 맞닥뜨리게 된다. 처음엔 무관심했던 그는 생존자들과 함께 야귀와 싸우는 의병들에 합류하면서 점차 변화해간다. 활 솜씨 뛰어난 덕희, 충직한 박종사관, 유쾌한 학수 등과 함께하면서 이청은 점차 백성을 지키는 지도자의 면모를 갖춰간다.
김자준은 야귀 군단을 몰고 왕궁을 장악하려 하며, 궁궐 한복판에서 이청과의 최후의 대결이 벌어진다. 야귀의 위협보다 더 무서운 것이 권력을 탐하는 인간의 탐욕임을 깨달은 이청은, 조선의 운명을 걸고 검을 든다. 그리고 피로 물든 조선의 밤은 그렇게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 5. 영화 평론
[창궐]은 단순한 오락영화를 넘어 한국 장르 영화의 실험성과 대중성 사이의 균형을 시도한 작품이다. 조선시대라는 낯익은 공간을 ‘야귀’라는 판타지 요소로 재해석하며, 전형적인 사극과 좀비물의 틀을 깨고 새로움을 만들려 했다.
물론, 장르적 시도에 비해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세계관 설정에서 다소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야귀’의 기원이나 전염 경로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해 몰입을 방해하고, 인물 간 갈등 구조가 전형적이라는 평도 있다. 하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 현빈과 장동건의 연기력, 압도적인 미장센, 무술 장면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청이라는 인물의 변화가 주는 감동도 뚜렷하다. 조선에 무관심했던 왕자가 야귀와 싸우며 점차 ‘지도자’로 성장하는 서사는 단순한 영웅 서사 이상의 울림을 준다. 결국, 야귀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인간의 욕망’이라는 메시지를 관통하며 영화는 끝난다.
* 총평 [창궐]은 한류스타 현빈과 장동건의 화려한 투톱 캐스팅, 그리고 한국형 좀비물이라는 신선한 시도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액션, 볼거리, 배우들의 연기 모두 풍성하지만 이야기의 밀도와 설정의 설득력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장르를 향한 도전, 시각적 스펙터클, 고전 사극을 판타지와 접목한 과감함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 특히, 좀비 장르의 세계화를 꿈꾸는 한국 영화계에 있어 의미 있는 한 걸음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