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편의 드라마, 서로 다른 색깔이지만 공통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태원 클라쓰’와 ‘스타트업’은 청춘과 창업, 그리고 사랑에 대해 각각의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이었죠. 지금 이 순간에도 꿈꾸는 이들에게, 이 둘은 다시 꺼내 볼 가치가 충분한 이야기가 아닐까요?
목 차
1. 청춘의 방향성, 어디를 바라보는가
2. 창업이라는 단어에 담긴 현실과 이상
3. 로맨스, 설렘보다는 선택의 무게
1. 청춘의 방향성, 어디를 바라보는가
[이태원 클라쓰]와 [스타트업], 두 드라마는 모두 청춘의 분투를 그려냅니다. 하지만 그 방향성은 꽤나 다릅니다. [이태원 클라쓰]에서의 청춘은 흔들리지 않는 소신과 신념, 복수를 향한 뚝심에 가깝습니다. 박새로이는 현실에 타협하지 않죠. 어쩌면 너무 고집스러울 만큼, 이상에 집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게 곧 청춘이니까요. 틀을 깨는 힘, 벽을 마주하고도 뚫고 나가려는 에너지. 그런 면에서 이 드라마는 청춘이 맞닥뜨리는 부조리한 현실과 그에 대한 저항을 대변합니다. 반면 [스타트업]에서의 청춘은 조금 더 꿈결 같고 부드럽습니다. 배경은 번쩍이는 샌드박스,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가득 찬 공간 속에서 청춘은 창의적인 해답을 찾아갑니다. 남도산은 불안정하지만 진실된 사람이고, 서달미는 따뜻하면서도 단단합니다. [스타트업]은 청춘을 '함께 성장하는 존재'로 묘사합니다. 경쟁보다는 협력, 분노보다는 공감. [스타트업]의 청춘들은 누군가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며 나아가는 방향을 택합니다. 두 드라마 모두 청춘의 진실을 담고 있지만, 하나는 어둡고 거칠며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또 하나는 따뜻하고 부드럽게 현실을 감싸 안으며 꿈을 제시합니다. 청춘의 정의는 하나가 아니며, 시청자는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이 둘 중 하나에 더 큰 공감을 하게 되죠.
2. 창업이라는 단어에 담긴 현실과 이상
두 작품 모두 ‘창업’을 핵심 서사로 삼고 있지만, 그 접근법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창업이 단순한 성공의 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한 투쟁의 과정입니다. 단밤포차는 단순한 음식점이 아니라, 박새로 이의 복수와 성장, 그리고 자존심 그 자체입니다. 그는 외식업계라는 굴레 안에서 정면으로 싸우며 나아가죠. 하나하나 쌓아가는 그의 방식은 다소 무모하지만, 그 무모함이 진심을 담고 있기에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반대로 [스타트업]의 창업은 기술 기반, 그리고 투자와 아이디어 중심의 현실적인 창업 세계를 담고 있습니다. AI, 코딩, 피칭, IR... 등장하는 단어만 봐도 [스타트업]은 지금 이 순간의 [스타트업] 신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자본의 논리와 사업 모델, 팀워크의 중요성 등 현실적인 요소들이 이야기 전반을 이끌죠. 그 속에서 캐릭터들은 경쟁에 시달리지만, 동시에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태원 클라쓰]가 보여주는 창업이 ‘나만의 길을 가겠다’는 개인의 투쟁이라면, [스타트업]은 ‘함께 이루는 성장’을 그립니다. 이 차이는 결국 우리가 창업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혼자라도 가야 할 길이 있고, 함께여야만 도달할 수 있는 지점도 있습니다. 두 드라마는 그 극과 극의 세계를 아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죠.
3. 로맨스, 설렘보다는 선택의 무게
로맨스는 이 두 드라마에서 꽤 중요한 축입니다. 그러나 그 방식은 결코 로맨틱 코미디 장르처럼 가볍지 않습니다. [이태원 클라쓰]에서 조이서와 박새로 이의 관계는 단순한 연애가 아닙니다. 조이서는 새로 이의 꿈에 올라탄 동반자이자, 그를 지켜내고 싶었던 사람입니다. 그녀의 사랑은 일방적이었고, 그래서 더 아팠고, 결국엔 그 사랑이 새로 이의 마음을 움직였죠. 이건 단순한 설렘이 아니라 성장의 증명이었습니다. 스타트업에서는 ‘첫사랑 vs 현실’이라는 오래된 질문이 다시 등장합니다. 서달미는 처음엔 손 편지에 담긴 위로를 기억하며 남도산을 찾아가지만, 결국 현실의 도산과 이상 사이에서 길을 찾게 됩니다. 한지평과 남도산, 두 남자의 캐릭터는 완전히 다르며, 그 각각의 매력은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이끌어냅니다. 스타트업의 로맨스는 더 복잡하고, 그래서 더 현실적입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누군가의 부족함을 함께 채워가는 과정, 그게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하죠. 결국 이태원 클라쓰의 로맨스는 의지와 소신의 형태로, 스타트업의 로맨스는 공감과 성장을 통해 흘러갑니다. 무엇이 옳다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두 드라마 모두 사랑이라는 감정을 단순한 이야기 장치가 아닌,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는 창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깊이 있는 서사를 완성합니다.
[이태원 클라쓰]와 [스타트업]은 전혀 다른 색깔로 청춘을 노래하지만, 결국 같은 메시지를 던집니다. “당신의 꿈은 지금 어디쯤인가요?” 두 드라마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우리를 흔들고, 위로하고, 다시 일어나게 합니다. 선택은 시청자의 몫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