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글이 세상을 움직인다”
한줄평 : “흥부전을 다르게 풀었다. 이야기꾼 흥부는 이제 ‘세상을 바꾸는 필력가’다.”
2018년 개봉작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조근현 감독, 사극, 드라마
1. 주인공들
흥부 (정우)
형을 찾기 위해 글을 쓰는 천재 이야기꾼. 말보단 글로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실력자. 권력에 맞서 세상을 바꾸려는 인물로 성장한다.
조혁 (김주혁)
이상적인 유학자이자 정치 개혁을 꿈꾸는 양반. 흥부에게 결정적 영감을 주며, 조선의 민본 정치를 추구한다. 형 조항리와 대조되는 인물.
조항리 (정진영)
권력과 야망을 쫓는 조혁의 형. 무자비하면서도 철저한 현실주의자. 극 중 가장 강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인물.
허서린 (천우희)
흥부의 주변을 지키며 함께하는 여인. 내면의 아픔을 간직하면서도 현실을 살아내는 강단 있는 인물.
김응집 (정해인)
조혁을 따르는 젊은 개혁 세력. 뚝심 있고 진정성을 가진 인물로, 흥부의 성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흥미로운 요약
조선 후기, 나라의 기강은 무너지고 백성들의 삶은 하루하루 버티기조차 힘들다. 그런 시대에 천재 이야기꾼이자 필력으로 이름을 떨친 ‘흥부’(정우)는 이름 없는 작가로 살아간다. 그는 잃어버린 형을 찾기 위해 글을 쓰며 전국을 떠도는 중, 우연히 한양에서 양반가의 권문세가인 조혁(김주혁)과 마주친다.
조혁은 흥부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인물. 백성을 생각하고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를 가진 조혁의 모습에 감동한 흥부는 ‘흥부전’이라는 소설을 집필한다. 하지만 조혁의 형인 조항리(정진영)는 탐욕과 권력욕에 찌든 인물로, 형제 간의 이념 충돌은 결국 큰 비극으로 치닫는다. 조혁은 백성을 위한 정치 개혁을 꿈꾸지만, 조항리의 야욕에 의해 좌절된다.
흥부는 형을 찾는 대신, 이제는 조혁의 뜻을 이어받아 글로 세상을 바꾸고자 결심한다. 민초들의 고달픈 삶과 사회의 모순을 담은 ‘흥부전’은 백성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며 하나의 촛불이 된다. 현실을 반영한 이 우화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결국 권력의 균열을 만들어낸다.
3.️ 시대적 배경과 의미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전 <흥부전>의 모티브를 가져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사극 드라마다.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하지만, 단순히 과거를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그 시대를 통해 오늘날의 세상, 권력, 언론, 양극화 문제까지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흥부는 단순히 착한 동생이 아니라, 글이라는 무기로 세상에 저항하는 지식인이다. 조혁은 시대를 바꾸려는 이념의 상징이고, 조항리는 권력을 지키려는 기득권의 상징이다. 이 삼자 구도는 고전의 ‘형제 이야기’를 정치적 은유로 재해석하며 관객에게 더 큰 메시지를 던진다.
4. 펜의 힘
세상을 바꾸는 '펜의 힘'
이 영화는 우리가 잘 아는 흥부와 놀부 이야기의 ‘문학적 재창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익숙한 이야기에 시대정신과 정치적 요소를 녹여냈다는 점에서 굉장히 실험적이다. 영화는 '글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진다.
정우는 흥부 역을 통해 기존의 유쾌한 이미지를 버리고 진중한 연기를 선보였으며, 특히 김주혁의 마지막 열연은 이 영화를 더욱 묵직하게 만든다. 조혁이라는 인물의 무게감, 인간미, 이상과 현실의 충돌을 김주혁은 담담하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해냈고,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반면 영화가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전개의 속도나 캐릭터 감정선이 다소 산만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정치적 메시지가 강조되는 만큼 일반 관객에게 다소 거리를 느끼게 할 수 있는 지점도 분명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말한다. 한 편의 이야기, 하나의 문장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그것이 진심을 담고,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라면 말이다.
* 명대사 *
"글이 무엇을 바꿀 수 있겠소? 사람이 먼저 바뀌어야지."— 조항리
"세상을 바꾸는 건 칼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글입니다."— 흥부
"형님은 권력을 지키려 했고, 저는 사람을 지키려 했습니다."— 조혁
5. 추천
총평 및 추천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는 단순한 사극이나 고전 각색 영화가 아니다. 이는 ‘이야기꾼’의 역할과 책임, 글의 힘, 그리고 민중의 목소리가 어떻게 시대를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메시지 중심의 영화다.
김주혁의 유작이라는 사실은 이 영화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마지막까지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준 그의 존재감은 지금도 관객의 마음에 묵직하게 남는다.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분, 고전을 색다르게 해석한 작품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한 번은 봐야 할 작품이다. 다만, 속도감 있는 액션이나 대중적 유머를 기대하는 관객에겐 조금 진입 장벽이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