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우리가 극장에서 마주했던 미션임파서블 2는 알찬 속편이었습니다. 할리우드 액션의 정점, 톰 크루즈의 집착에 가까운 헌신, 감각적인 연출과 감정까지 담긴 이 영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시대적 상징이었습니다.
목 차
1. 할리우드의 미친 감각, 그리고 존 우 감독의 과잉이 빚어낸 마법
2. 톰 크루즈, 연기를 뛰어넘어 신념으로 달렸던 사나이
3. 감각도, 감정도, 기억도 모두 가져간 2000년의 결정판
1. 할리우드의 미친 감각, 그리고 존 우 감독의 과잉이 빚어낸 마법
2000년,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대작들이 극장에서 경쟁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해 우리는 ‘글래디에이터’와 ‘엑스맨’도 만났지만, 뭔가 달랐습니다. ‘미션임파서블 2’는 스토리보다 스타일로 말하는 영화였어요. 관객의 감각을 정조준해서 폭격하는 그런 영화요. 누군가는 말했죠, “이건 너무 과해.” 하지만 저는 그 과함이 너무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현실에선 절대 만날 수 없는 감각이었거든요. 존 우 감독은 영화적 미학을 화려한 액션의 껍질 속에 집어넣었습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느린 슬로모션, 공중을 가르는 비둘기, 양손 권총 액션, 심지어는 음악과 함께 움직이는 편집까지. 이 영화는 오히려 ‘액션 시’에 가까웠습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이 과장됐지만, 그 과장이 때로는 현실보다 더 진짜 같았어요. 줄거리요? 간단합니다. 생화학 바이러스가 도난당하고, 이선 헌트가 이를 막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그런데 이 간단한 플롯이 이렇게 다채롭고 강렬하게 펼쳐질 수 있다는 건 오직 스타일 덕분이었습니다. 영화 전체가 박진감 넘치는 영상 편지처럼 느껴졌고, 그 속에서 관객은 몰입의 끝을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호주 시드니를 배경으로 한 오토바이 추격씬은 아직도 레전드입니다. 카메라가 돌고, 음악이 흐르고, 헌트가 날고, 불꽃이 튑니다. 그 리듬감은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 같았습니다. 존 우 감독은 이 영화에서 ‘서사보단 감정’이라는 철학을 밀어붙였고, 저는 그게 무척 좋았어요. 영화를 논리로 보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했으니까요.
2. 톰 크루즈, 연기를 뛰어넘어 신념으로 달렸던 사나이
톰 크루즈는 왜 이토록 미쳤던 걸까요? 미션임파서블 2는 톰 크루즈의 연기는 연기한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영화가 되었고, 영화가 그가 되었습니다. 절벽에서 맨손으로 매달리는 장면을 찍을 때, 안전장치도 없이 스턴트를 직접 했다는 건 이미 유명한 사실입니다. 그걸 듣고 "미쳤다"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겠지만, 저는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그건 열정 이상의 신념이었습니다. 그가 이선 헌트를 연기한 게 아니라, 그냥 이선 헌트가 된 것 같았습니다. 액션이 단순히 대본에 적힌 동작이 아니라, 그의 삶의 일부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 속에서 그는 숨을 쉴 때마다 관객과 연결되었고, 움직일 때마다 극장을 장악했습니다. 특히 감정이 고조되는 장면에서의 눈빛, 절벽을 오를 때의 손끝 떨림까지 모든 게 진짜였습니다. 그는 모든 액션을 직접 했습니다. 스턴트맨을 배제한 건 단지 고집이 아니었습니다. 관객과의 약속 같은 거였죠. "나는 이 영화에 모든 걸 걸었다."는 말이죠. 크루즈는 관객이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 위해 말이 아닌 몸으로 증명했습니다. 그 결과, 미션임파서블 시리즈는 점점 전설이 되었고, 그는 그 시리즈의 살아있는 심장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 이후 그는 ‘톰 크루즈는 대역을 쓰지 않는다’는 상징이 되었고, 그것만으로도 관객은 입장권을 샀습니다. 신뢰와 기대, 그리고 실망하지 않는 결과. 이 영화는 그런 공식을 완성한 시작점이었습니다.
3. 감각도, 감정도, 기억도 모두 가져간 2000년의 결정판
그해 봤던 수많은 영화 중에서도 왜 이 작품만이 유독 오래 남는 걸까요? 완성도가 더 뛰어난 작품도 많았고,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된 영화들도 즐비했습니다. 하지만 ‘미션임파서블 2’는 뭔가 달랐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감정, 과한 장면, 눈에 띄게 어긋난 현실성. 그런데 그런 불완전함 속에서 이상하게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OST 하나만 들어도 그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림프 비즈킷의 강렬한 사운드가 톰 크루즈의 액션과 맞물리면서 감각을 지배했습니다. 그 음악은 단지 배경음이 아니라 영화의 감정선 자체였습니다. 거기에 존 우 감독의 미학이 입혀지고, 시드니의 도시 풍경과 이선 헌트의 고독함이 더해졌습니다. 비둘기가 날아오르고, 카메라가 느리게 돌며, 인물이 슬로 모션으로 전진하는 장면은 지금 보면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 그 분위기, 그 리듬은 아직도 따라올 작품이 없습니다. 영화가 아니라 예술에 가까운 무언가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감히 말합니다. ‘미션임파서블 2’는 2000년 최고의 영화였답니다. 수치나 평가가 아니라, 감정과 기억으로 남는 영화. 그건 아주 드문 일이잖아요. 완벽해서가 아니라, 뜨거워서요. 서툴지만 진심이 담긴 고백 같은 영화였습니다.
‘미션임파서블 2’는 정제되지 않았지만 뜨거웠습니다. 톰 크루즈의 헌신, 존 우 감독의 감각, 관객의 감정이 충돌하며 만들어낸 이 작품은 단순한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시대를 통째로 담아낸 기억의 조각입니다. 2000년을 상징하는 최고의 영화였습니다.